야반 : 최자가 엄청나게 먹은 돌솥밥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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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사실 얼마 전은 아니고 한 1년쯤 됐나? 여자친구랑 나혼자 산다를 본 적이 있다.

 

그 곳에서 코드 쿤스트와 다이나믹 듀오가 이천에서 만나, 밥을 먹는 장면을 본 적이 있는데, 소식가인 코쿤마저도 정신줄을 놓고 먹게 만드는 돌솥밥 집이 있다고 하여, 여자친구와 함께 반드시 가겠노라고 약속을 한 적이 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1년이 지나, 다시 찬 바람이 불어 오는 가을이 왔다.

 

날씨도 쌀쌀해지고, 이럴 때일수록 따끈한 쌀밥을 참을수는 없잖아?

 

그래서 여자친구와 함께 이천에 위치한 최자가 다녀간 바로 그 맛집! 이천에 위치한 야반에 다녀온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기본적으로 야반은 주소를 치면 알겠지만, 이천 내에서도 다소 먼 곳에 있다.

 

내가 사는 곳에서부터 한시간 반 정도 걸렸던 것 같다.

 

그리고 고속도로를 나오고 난 이후에는 읍내길을 따라 가야 하기 때문에 길 자체가 좋은 편은 아니다.

 

그래도 주차 공간은 꽤 넓은 편이니 참고하시길...

 

 

자연으로 밥을 짓는 곳이라고 한다.

 

야반... 야반도주 할 때 그 야반인가...? 정확한 뜻은 잘 모르겠다만, 자연으로 밥을 지었다고 하니, 들 야(野)에 반이 의미하는 게 반찬을 의미하는 건 틀림없어 보인다.

 

식당 안에 들어갔는데, 사람들이 꽤나 많다.

 

이미 방송을 한 지는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이렇게 인기가 있다는 건, 단순히 방송으로 인한 유명세가 아닌, 맛에 따른 유명세도 있다는 뜻이겠지...

 

무튼, 우리는 설레는 맘을 이끌고 메뉴를 확인해 본다.

 

 

솔직히 말해서 메뉴가 막 저렴한 편은 아니다.

 

왠만한 백반집과 대비했을 때, 꽤나 비싼 편이다. 그래도 이렇게 외지에 있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거라 확신하며, 우리는 제육 볶음 2인 세트(50,000원)을 주문했다.

 

처음에는 다음과 같이 시래기국이 나온다.

 

보통 백반집에 갔을 때 주는 그 된장국 그대로다. 여기도 어느정도 근본을 가지고 있는 모양새임에는 틀림 없다.

 

시래기의 식감은 다들 알지 않는가?

 

시래기를 한움큼 집어서 앞접시에 두고, 후후 불어서 식힌 후에 크게 입에 물면 부드럽고 포슬포슬한 시래기의 식감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그만큼 시래기국은 백반집에서 가장 기본중에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래기국이 잘 나온다는 건 그만큼 기대를 해봐도 된다는 뜻이겠지.

 

백반집에 가보면 또다른 기본이 있는데, 보통 미역국을 주기도 한다.

 

시래기국과 비슷한 기본 국인데, 미역국이 나온다는 것 또한 근본을 가지고 있는 식당이라는 뜻이니 참고했으면 한다.

 

무튼, 이렇게 시래기국을 즐기고 있을 때, 자연스레 우리가 주문한 "제육 한상"이 나왔다.

 

 

메인 반찬인 제육볶음과 임연수어 구이를 제외하더라도 반찬 수가 11가지나 된다.

 

그리고 처음 보는 여러 나물 무침들도 존재했는데, 꽤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일일히 어떤 반찬들이 나온다는 것은 나도 반찬이나 나물의 이름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 말을 할 수는 없다.

 

그래도 전체적인 맛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기본적인 반찬들의 밑간이 엄청 센 편은 아니다. 그렇다고 싱겁다는 뜻도 아니다. 말 그대로 적당하다. 

 

다들 군대 다녀와봐서 알잖아?

 

적당히가 세상에서 가장 힘들다. 그런데, 이 식당은 이 적당히를 잘 아는 것 같다. 음식들의 간이 그 적당히를 증명하고 있으니 말이다. 필자는 굉장히 짜게 먹는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 삼삼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 삼삼함을 달콤함이 채웠으니, 간은 적당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밑반찬이 뭐야? 라고 묻는다면 나는 자신있게 6시 방향에 위치한 고사리 튀김 무침을 들고 싶다.

 

처음에는 이게 뭔가 싶었다.

 

튀겼으니까 당연히 바삭한 식감일거고, 무쳤으니 달달한 맛 또한 있었다.

 

그런데, 그 안에 무얼 튀겼는지 도저히 유추가 안되었는데, 식감이나 생김새를 보아하니 어디서 본 느낌이 든다.

 

곰곰히 한두번 더 먹어 보니 이것은 고사리를 먹기 좋게 썰어 튀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고사리 튀김... 꽤나 재밌다. 백종원 선생님이 새로운 음식을 먹고 왜 재밌다고 하는 지 알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달달한데, 간은 잘 되어 있고 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오묘함이 있달까...?

 

무튼 이 고사리 튀김은 굉장히 맛있어서, 한접시 다 비웠었다.

 

메인 반찬인 제육볶음의 경우에는 달달하고 매콤한 맛이 적당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물론 이는 필자가 꽤나 맵게 먹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게 느낀 것이고, 아이들이 먹는다면 조금은 매울수도 있다.

 

임연수어 구이는 우리가 아는 그 임연수어 구이 보다는 임연수어를 반건조한 상태에서 구운 다음 살을 최대한 발라내어 준 느낌이다. 먹기 굉장히 편했고, 같이 준 녹차에 밥을 말아서 올려 먹으면 임연수의 비린 맛이 잡혀 꽤나 즐겁게 먹었다.

 

무튼, 이렇게 많은 밑반찬과 함께 돌솥밥을 먹었는데, 강조해서 말해보자면 돌솥밥이 "진짜"다.

 

이거 진짜 맛있다.

 

과장 안보태고 밥이 먹자마자 달다.

 

요즘 살뺀다고 탄수화물 줄이고 있었는데, 이거 밥 한숟가락 먹자마자 머릿속에서 무의식이 계속 숟가락으로 밥을 퍼올렸다.

 

나도 모르는 새에 밥 한그릇을 다 비웠다.

 

밥이 살짝 부족했는데, 일반 쌀밥의 경우 무한 리필이 가능했기 때문에, 이 쌀밥을 적당량 퍼와서 먹었는데...

 

아... 돌솥밥만 못하다.

 

새로 퍼온 밥은 다 남겼다.

 

무튼 마지막으로 K-디저트라 할 수 있는 숭늉을 먹었는데, 숭늉에서도 돌솥밥 특유의 향이 난다.

 

밥먹고 커피가 따로 필요 없다.

 

숭늉에 올라간 밥에 김치 하나 얹어서 먹고, 같이 나온 파김치도 얹어서 먹고, 국물 마시고...

 

아주 하루가 든든했다.